<2019.05.06.>
우기가 시작되는 5월에 방문했지만, 다행히 하늘도 맑고,
비도 내리지 않고있다. 아침에 사진하나 찍고,
어제 오전 9시에 밥을 차려주신다고,
11시에 뜨리니따드로 출발하는 차를 예약했기에.
까라 할머니의 추천을 받아서 9시에 아침을 먹었다.
단촐하지만, 그래도 배부르게 잘 먹었다.
그리고 할머니와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고,
사진을 스마트폰에 옮겼는데...
10신데 벌써 차가 도착했다네???!!!
후다닥 짐을싸고,
할머니와 작별인사를 하고 차에 올랐다.
21살의 라파엘이 모는 푸조를 타고 뜨리니따드까지 달리던 도중
자신은 아침을 먹지 않았다고 잠시 휴게소에 들렀다가 가도 되냐고
양해를 구해서 우리와 불가리아 가족도 동의하에 잠시 휴게소에서
커피 한잔하며 허리도 한번 폈다.
어쩌다보니 이 어메이징한 가족과 함께 뜨리니다드로 가게 되었는데,
두분이 모두 능숙하게 영어를 구사하셔서 많은 이야기를 하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영어쓰기 시작하니까.. 아우.. 머리가 그냥 크크크)
그래도 이 순둥이 아가는 짝꿍님에게 안겨서도
울지 않고 잘 놀았다.
부모들도 그래서 여행이 가능하다고,
고마운 아기라고 이야기도 하고.
그렇게 우리는 뜨리니다드에가면 찾아가라는 차메로의 집에 도착했고,
나중에 한국에 놀러오면 연락달라고 했고,
우리도 나중에 불가리아에 다시 방문하게 되면 연락달라고 했다.
나와 비슷한 직종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였고,
불가리아에서 궁금했던 내용을 저 애 아버지에게 물었고,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조금은 어려운 질문이였겠지만,
그들의 현재의 모습과 쿠바에서 보이는 자신들의 과거의 모습들..
자신이 왜 장미잼을 싫어하는지,
자본주의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바뀌는 문화와 경제변화모습,
정부의 지원 등등... 막힘없이 자신의 의견을 들려줬던..
그리고 나는 우리의 분단된 국가에 대한 현실에 대한 답도 해드렸다.
그렇게 4시간의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이 느껴지지 않은
짧게만 느껴진 그런 이동시간이였다.
다행이다.
좋은 친구가 둘이 더 생긴 기분이다.
운이 좋았다.
서로의 여행이 안전하고 즐겁게 마무리되길 바라며,
그렇게 서로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에가면 sns로
이야기하기로 했다.
그런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차메로 아저씨 휴가갔단다...
뜨리니다드를 온 이유가 차메로 아저씨의 랑고스타가 50%였는데...
우짤 수 있나.. 운이 좋으면 먹는거고 아님 마는거고..
그렇게 우리는 차메로 아저씨의 가족이 하는
이다이와 까를로스의 집에 3일 숙박하기로 했다.
우리 방에서 보이는 베란다 풍경.
정겨운 시골모습 그 자체였다.
짝꿍님은 이다이와 무언가 코드가 통했는지
한참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다이에게서 전해들은
안타까운 한국사람들의 성향들도 들을 수 있었다.
나도 전에 가지고 있던 성향이였는데..
지금은 조금은 바뀌고 있긴하지만,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작지는 않았다.
이야기를 길게 한 덕에 쿠바에서는 못마실 것 같았던
머신에서 내리는 커피도 한잔 마셨다.
(이게 현지 언어를 하면 나오는 장점이다.
뭔가를 얻어먹으려고 해도 그나라 말을 해야 얻어먹지)
그래.. 모카포트에서 나오는 것도 좋긴하지만,
크레마가 풍부하지 않아서
고소함이 조금 덜하다고 해야할까?
그랬는데,
이곳에서 머신 에스프레소를 마실줄이야..
커피 한잔하고 나서 저넉먹으러 뜨리니따드.
오홍~ 이쪽의 작은 도마뱀들은 꼬리가 말려있네~
나중에 자주 볼 수 있겠지?
무너져가는 이 건물들도
이곳만의 풍경이 되는 곳이 뜨리니다드인 것일까나.
.
.
.
그렇게 기분좋은 만남이 있어서 그런지
이곳 뜨리니다드도 즐겁고,
분위기도 우리와 잘 맞는 것 같다.
즐거운 걸음걸이로
저녁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스페인에서도 먹어본 적 없는
해산물 빠에야가 맛있다는 식당을 찾았다.
로비에서 자리잡을까..
하다가 안쪽에 있는 에어컨 룸에 자리를 잡았다.
음료는 하나만 주문했고,
랑고스타 스파게티와
해산물 빠에야.
조금 짜긴했지만, 뭐.. 워낙에 그쪽 음식이 짠맛이 강하니까
그것을 고려해보면 오른 금액이였지만,
맛있는 한끼를 먹었다.
내일은 이다이에게 저녁을 주문할 계획이니까.
내일은 뭐하고 노나~ 생각 좀 해보고,
그렇게 선선해지는 뜨리니따드의 저녁거리를 걸어
숙소로 돌아갔다.
무료로 WIFI를 사용할 수 있다는 식당을 발견했다.
아하.....
이곳도 느림의 미학이 점점 사라질까...
아니면, 우리와는 다르게 느림의 미학이 함께 할까...
그렇게 궁금함이 가득한 뜨리니다드의 첫날밤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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