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3.>
로투루아에서의 이틀동안의 충전으로 타우포로 가는 날이다.
일단 오늘까지의 변화는 영어가 이제는 조금씩은 들린다.
공항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았었고, 숙소에서도 전혀 안들렸고 -_-;
이제는 조금씩 들리는 거 같다.
뭐 그렇다고 완전 유창하게 들리는 것은 아니고 이제는 포인트와 단어들은 들린다고나 할까?
핑계아닌 핑계를 만들어보자면, 뉴질랜드는 영국식 엑센트를 많이 쓴다.
그래서 우리가 배우는 미국식 영어와는 조금은 차이가 발생하는 것 같다.
로토루아를 벗어나기 전에 들리는 대형마트~
일단 뉴질랜드의 일반적인 대형마트의 가격 순위는
뉴월드 > 카운트다운 > 팍앤세이브 순위가 일반적이다.
물건의 퀄리티는 역시 비싼쪽이 더 좋다.
하지만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하나 더 있다.
시내 중심가에서 멀어질 수록, 또는 주거 밀집지역과 멀어질 수록 가격은 내려갔다.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참고하면서 다니면 좋을 것 같다.
뉴질랜드의 도시간의 간격은 대략 80km정도 사이이고,
도중에는 거의 상점을 발견할 수 없었고,
그래서 어느정도 항상 비상식량을 휴대하고 다녀야한다.
그게 가장 좋은 곳은 도시를 빠져나가기 직전에 발견되는 대형마트다.
그렇게 우리는 비상식량으로 빵하고, 잼하고~ 달달한 과자를 구입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타우포로 갑시다.!!
오늘은 타우포로 가려면 5번국도를 타고가야하는데,
구글의 네비게이션은 막혀있는 사유지로 돌아가는 길을 알려줘서 한 두어시간..해맸다.
흐음.....구글지도도 참고만 해야겠네..
그렇게 돌고돌아서 5번국도로 타고 가자..
미안해 짝꿍..
그런데 이런게 왠욜~ 5번 국도 옆에는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었다.
왜 이런정보는 찾아봤어도 못 찾았을까..
일단 차로부터의 위협을 벗어나서 달릴 수 있으니 좋았다.
그러다 보니 옆에 이렇게 테이블도 있었다.
오오..오랜만에 길바닥이 아닌 테이블에 앉아서
조금 일찍 밥을 먹고, 다시 출발했다.
오랜만에 의자에 앉아서 먹으니 좋은데??
의자를 하나 가지고 다녀야하나...;;
그러던 도중 난리가 났다.
자전거 길을 따라가다가 길이 거의 무너져 있는 구간이 있었고,
그 길을 따라갈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다가 잘 못된 선택을 했고,
처음 잘 못된 선택에서는 그럭저럭 견딜만한 멘탈의 타격이였으나,
두번째는....
소들이 이용하는 터널로 들어 가버렸고, 자전거와 패니어는 어마어마한 소똥 테러를 당했다.
망했다.......
그렇게 둘다 멘탈이 탈탈탈 털리고,
그렇게 끝까지 이어질 것 같은 자전거 도로는 끝이나고
차와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읭? 여기는 4차선이네??
차량통행이 많은 구간인가 보구나.. 더 조심히 타고갔다.
그나저나 둘다 기분이 완저 바닦으로 되어 버렸고,
쉬는 시간이면 서로의 자전거를 청소하기에 바빴다.
5번국도 근처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물기둥이 솟아오른다는 유명 관광지에 갔어도
자전거 닦기에 바빴고, 화장실에서 물을 뜨고 그 물로 누가 보던지 말던지..
자전거 닦기에 바빴다.
아마도 자전거와 패니어가 깨끗해지기 전까지는 숙소에 들어가는 것도 힘들테고,
어디서 오늘은 자야하나... 하는 생각만 머리속에 가득하다.
하아...계속되는 역풍속에서 저런 생각을 하며 다니고 있으니,
내 표정이 좋을리가 없었고, 짝꿍은 그런 나의 눈치를 보며 뒤따라온다.
이럴때 정말 나는 속좁은 인간 인 것 같다.
하아.... 이런 와중에 타이어 뒷바퀴 펑크까지 났다...
타우포는 오늘 글른 것 같네..크크크
이 때 짝꿍이 길가의 목장에 들어갔고,
긴 이야기가 오간 다음에 우리에게 자신의 앞마당을 제공해 줬다.
처음에 짝꿍님 혼자인 줄 알고 그러면 자기가 타우포시내까지 태워다 준다고 했다고 한다.
'우리는 둘이고 짐도 많고, 자전거도 두대라서 옮겨주는 거 힘들꺼 같아.
그러니 그냥 오늘 하루만 마당에서 자도 될까?
우리는 텐트랑 침낭이랑 다 있거든.'
그랬더니
'저쪽이 텐트펴기에 평평해서 괜찮을 것 같아.'
그리고 샤워도 하고, 화장실도 쓰고,
필요하면 커피,녹차,홍차 등도 있으니까 필요하면 이야기해.'
사람이 가장 힘든 시점에 이렇게 쉽게 동양의 낯선 자전거 여행자들에게
친절을 배풀어 줬다.
그리고 텐트치는 모습도 지켜보고 있다가,
해가 늦게 지는데 덥을꺼 있냐고까지 물어봐 준다.
끝으로 자기는 11시쯤에 일 마치고 온다고 했다.
그렇게 힘들고 힘든 하루, 무슨 생각으로 달렸는지 모를 5번국도의 하루가 마감되었다.
<2016.11.04>
그렇게 다시 아침해가 떴고, 우리가 잤던 자리는 깨끗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우리는 집주인인 비슈를 기다리며, 자전거와 패니어를 청소했다.
어차피 내 자전거 뒷바퀴가 펑크가 난 상태였고,
그렇게 열심히 자전거를 닦고, 펑크난 타이어도 고쳤다.
자전거와 패니어를 모두 닦고, 다시 자전거를 조립했다.
그리고 따뜻한 커피한잔을 권해서 차한잔 하며, 비슈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비슈가 일을 마치고 도착했다.
비슈와 그의 아내, 둘도 이민자다.
5년전에 뉴질랜드로 이민을 왔고, 그 전에 인도에서 힘들게 일했고,
자기의 시간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힘들지만 이민을 결정했고,
지금은 전혀 다른 목장일을 하고 있지만, 저녁이 있고, 자신의 아내와 자라나는 딸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이곳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다음에 내가 뉴질랜드에 방문하면 그때 꼭 다시 들릴께.
정말 고마워.'
'세계는 넓지만, 페이스북의 세계는 좁아.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길 바랄께.'
어쩌면 정말 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낯선 이들에게 배풀어준 친절이
그 나라의 이미지 또한 바꿔주는게 아닐까.. 생각하며 페달링을 타우포로 했다.
저눔들은 도대체 왜 싸우고 그러는거야~
싸우지 말어~ 이눔들아~
그렇게 다시 뉴질랜드의 자연을 둘러보며,
오늘도 강력한 맞바람을 맞으며,
이놈의 맞바람은 언제나 부는거라는 비슈의 말을 흘려들으며 크크크
어차피 갈 수 밖에 없으니까..ㅎㅎ
그렇게 다시 오르고, 내리고 힐을 반복하며 갔다.
때로는 이렇게 공사하는 구간에서 응원(?)도 받으며 지나갔다.
근데 왜 꼭 오르막에서만 공사를 하는거니?
그렇게 우리는 타우포에 도착했다.
여기서도 짝꿍님과 다툼이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은 여행경로를 설정하고, 탐문을 하고??
숙소에서 음식을 만드는 것과 돌발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내 몫이다.
보통 숙소의 문의와 숙소에서의 지불과 관련된 부분은 짝꿍님의 몫이다.
그래서 대부분 i-site에 들어가서 숙소의 위치등등을 묻는일은 짝꿍이 해왔던 일이다.
그런데 오늘은 하기가 싫단다.
음...파업인가...??
타우포의 날씨와 같은 마음이네 오늘은...
나도 좀 누가 챙겨주면 좋겠다. 하기 싫다고 투정도 부려보고 싶고..
그렇게 숙소 알아보기까지 나섰다.
직접 발로 뛰어봐야지 어쩌겠는가..
그렇게 발로 뛰어서 괜찮은 가격에 괜찮은 숙소를 찾았다.
짝꿍에게 가니 호주에서 놀러온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여행을 온 할아버지는 우리의 여행도 즐겁기를 바란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그리고 짝꿍과 같이 숙소로 갔다.
숙소에서 바라본 타우포의 호수 전경.
음...흐린날 지나면 다시 맑은날도 오겠지?
그렇게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는 시점에 우리는 숙소근처 마트에 다녀와서
저녁을 먹을 준비를 했다.
그리고 다음에 가야할 경로도 확인하고,
저녁밥도 하고, 짝꿍도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그래.. 이제 시작인데 모든게 순조롭지는 않겠지..
하나하나 천천히..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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