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2.>
창룬에서의 마지막 아침.
자전거를 타고 이제 10km만 더 지나가면 태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보면, 트럭들도 많이 지나가고,
차량 통행도 많을 뿐더러, 길도 좁아서 위험하다고 하는데..
그리고 말레이시아에서 가는길은 업힐로 구성되어 있다고...;;
그런데 뭐 무난하게 어렵지않게 잘 타고 보더에 도착했다.
보더에서는 오토바이가 통과하는 곳으로 쭈욱~ 따라 올라가면 된다.
그러면 출국 도장을 바로 찍어주고 태국 보더로 이동하면 되는 걸로 알았는데,
갑자기 오피스로 가라고 한다.
엥?? 오피스?? 그럼 뭐 짝꿍님이랑 번갈아가며 가야지 뭐...
라고 생각하고 짝꿍님 먼저 도장받고 오라고,
난 자전거 지키고 있겠다고 이야기를 했고, 짝꿍님은 오피스에 다녀오더니,
'같이 오래요~ 자전거도 가지구요~'
엥?? 뭐지??
오피스에가서 자초지정을 물어보니 이유는 간단했다.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이 테러로 사망했는데,
말레이시아는 남한이건 북한이건 하나의 한국으로 보고,
보더의 검문검색을 강화하였고, 우리가 국경을 넘으려고 나가려면,
경찰이 우리의 신원조사를 마치고,
확답을 받아야 출국 도장을 찍어줄 수 있다고 하는 내용이였다.
아....여러모로 피곤하게 되었네..-_-;;
뭐..그래도 워낙 친절하게 이야기도 해주고,
여행이야기도 들어주고, 이것저것 정보도 주고,
그렇게 경찰을 기다리기 40분쯤 지나고나서 다시 20분쯤 사진찍고,
여권사진찍고..출국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
친절한 말레이시아 보더아저씨는 우리에게
'태국입국카드 썼니?'
'아니 가서 쓸껀데?'
'그럼 여기서 쓰고가~'
라며 입국카드까지 건내주었다.
10분이면 될줄 알았던 출국이 1시간이 걸렸네.
ㅎㅎ
역시나 사람일은 모르는 거다.
그렇게 말레이시아 보더를 빠져나왔다.
안녕~ 다음에 또 볼 수 있음 보자구~
ㅎㅎ
이제는 태국의 보더로 접근했다.
미리써온 입국카드와 여권을 보여주니,
간단하게 입국심사 완료!!
90일짜리 비자로 무사통과~!!
보더는 언제나 이렇게 숨죽이며 지내야 하는 곳인가 보다.
ㅎㅎ
보더를 넘자마자 분위기가 확~ 바뀐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찾아 해매여야만 하는 세븐일레븐도 바로 보이고,
차들도 조금은 더 빠르다.
큰 트럭들은 말레이시아로 가기위해서 줄을 서있고..
이게 나라가 바뀌는 느낌인건가?
그렇게 우리는 4번째 나라인 태국에 들어왔다.
야호~ 환영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국교는 아니지만 불교가 95%인 이곳 태국에 오자마자
길가에 커다란 절이 보이기 시작한다.
황금색의 화려한 절들과
커다란 부다.
태국에 온게 확실하구나.
육로로 보더를 넘었던건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가 처음이지만,
이렇게 입국카드까지 쓰고 넘은건 말레이시아에서 태국이 처음이라
뭔가 색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태국의 도로가 좋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너무 많이 들었나..
ㅎㅎ
생각했던 것보단 별론데..;;
그래도 말레이시아보다는 괜찮은 것 같네.
확실히 더운지방이라서 그런지 지붕의 각이 참 높다.
아마도 고행을 통해서 높은 깨달음을 얻은 존경받는 스님이 아니였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태국에서 사먹은 첫번째 음식은 우리나라 만쥬 비슷한 빵이다.
맛은 뭐.. 그럭저럭 괜찮았다. ㅎㅎ
그렇게 만쥬같은 빵을 먹고, 자전거를 타고가다가 사고가 났다.
순간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도로와 도로사이의 턱에 앞바퀴가 빠지며 굴렀고,
오른쪽 손목쪽이 가장먼저 지면과 닿으면서
손목이 꺾였다.
'젠장, 태국 들어오자마자 사고다.'
일단 주변 태국사람들의 걱정, 짝꿍님의 걱정을 뒤로하고,
일단 압박붕대로 더이상 부어오르지 않게 조취를 취하고,
핫야이까지 가기로했다.
여기서는 뭐 어떻게 하려고해도 병원도 없으니까.
그렇게 퉁퉁 부어가는 손목으로 조향을 해가며,
핫야이에 도착했고, 처음과 다르게 브레이크가 살짝 파손이 되서,
짝꿍님의 핸들바도 바꿀겸 siew yung이 추천해준 자전거 샵으로 바로 찾아갔다.
그리고 느꼈다.. 여긴 태국이다.
우리는 태국어1도 모르고, 태국사람들은 영어가 거의 되지 않는다...
이때 옆에서 딩가딩가 거리며 오르트립 핸들바 백을 매고있던 태국사람이
통역을 해주기 시작한다.
'오우!! 완전 고맙습니다.'
그의 이름은 Phopla.
작년에 자전거 여행을 베트남으로 다녀왔으며,
자기도 자전거 여행자고 셜리를 가지고 있다고 사진도 보여줬다.
필요한 부품에 대해서 자기가 쓰지 않는 부품이 있으니 그거쓰라고 흥쾌히 선물로도 주고,
오늘 잘 곳 없으면 우리집 가서 자고 가라는 제안까지!!
완전 은인이!!!!
그리고 환전이 부족한 우리는 환전소가 필요했고,
짝꿍님이 pla와 함께 환전소를 방문하고 왔는데..
거기에는 한국에서 한국어를 1년동안 공부한 분이 pla의 친구가 있었다.
뭐지...?? 이 어메이징한 전개는?!!!
우리에겐 졸지에 한국어 통역이 생긴 것이다!!
그 한국어를 하시는분과 다른 친구한분과 함께 저녁약속을 잡은 pla.
그리고 우리가 어디로 갈건지 물어보더니,
Trang에 있는 자기친구집에서 자면 된다고 전화연결까지 바로바로 ;;
Trang에 있는 pla의 친구 em-orm을 소개시켜줬고,
바로 통화도 할 수 있었다.
'얼레 영어가 엄청 유창하시다? 나보다 더!!.'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때는 한쪽이 좀 더 수준이 높으면 대화가 좀 더 편해진다.
ㅎㅎ
그렇게 우리는 자전거 부품을 교환하고, 수리를 한 다음에,
pla의 자동차에 자전거를 실어서 집에 옮겨놓고,
pla의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고,
저 채소는 핫야이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며 추천해줬다.
그리고 다른 한분은 내 손목이 다쳤고, 내일 상태보고 병원을 가던지,
라이딩을 계속할지 지켜본다고 하는 말을 듣자마자 전화를 거시더니,
'보험 가지고 있지? 내일 오전 8시30분에 예약잡았으니까,
여권가지고 병원에서 만나.'
엄청 빠르다....
'네네......고맙습니다!!. 내일 병원에서 뵈요.'
음식들은 어떻냐고 물어도 봐주고,
한국에 대해서 궁금한거, 우리에 대해서 궁금한거..
그렇게 많은 궁금증을 서로에게 물어보며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냈다.
'밥을 먹었으니까 디저트를 먹어야해~ 로띠 좋아해?
햣야이에서만 파는 특별한 로띠가 있어.'
식사를 그렇게 마치고
핫야이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특별한 로띠를 파는 곳으로 이동했다.
'티슈처럼 얇은 로띠야.'
정말 티슈처럼 얇고 바삭한 로띠가 나왔고,
종류별로 주문을 해줘서 완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아니 저희가 뭐라고 이렇게....어마어마한 친절을 배푸시나요..;;
우리의 말은 듣는둥 마는둥 흘려들으시더니들
자전거 여행자들은 많이 먹어야한다며,
돈도 자기들이 서로 내겠다고 싸우고..
pla는 내일 병원에 같이 가줄테니 걱정말고 잘 자라고
지금은 자주 사용하지 않는 자신의 딸아이 방을 안내해줬다.
태국에서 너무 친절한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조심할 틈도 없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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