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0.>
자전거 여행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왔던길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제
비가 살짝 소강상태로
넘어가자 왔던길을
다시 돌아갔다.
크크크
다행히 짝꿍님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숙소가 있는 것을 확인했었고,
우리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에어컨 방에서 잘 수 있었다.
그리고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즐거운 여행이 되라는
호쾌한 주인아저씨의 인사를 안고,
오늘도 출발.
가는길에 노란색이 마구마구 움직여서
자전거를 멈추고 카메라를 꺼냈다.
노란 오리새끼들이였네.
크크크크
어리다는 건 귀엽다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너희들도 크면
어제 길막하고 천천히 걸어가던
그 형들처럼 되는거겠지??
메인 도로를 벗어나서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아직도 아스팔트가 아니다.
어느정도 내려가면
저 길도 아스팔트가 되어 있을까?
아니면 모든 베트남이
이런형태인 것일까?
드디어 오늘은 유심을 개통하러
통신사(?)에 들어갔다.
자전거도 주차를 해주시고,
주차증도 줬다.
음???
짝꿍님은 점원과 이야기를 하러 가고,
나는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호치민의 숙소를 검색한다.
예전같으면 모두 갈 수 있는
만만한(?)가격대의 호텔들이 많은데..
장기 백수 여행자가 되다보니까..
고르고 고르고 또 골라야한다.
1시간여 이상을 번역기를 통해서
대화를 하고, 원하는 조건을 찾았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유심을 개통해준 직원이
자신이 주는 선물이라고,
무언가를 하나 더
탑업까지 해줬다.
딱히.. 뭔가를 바라지 않는 상태에서
이렇게 들어오는 친절은 참 기억에 많이 남는다.
드디어 베트남 통신사의
고객이 된 짝꿍님.
이제 다시 길로 가야지.
하고 매장을 나왔는데,
그래도 큰 고장없이
잘 달려주는 셜리에게
너는 왜 그렇게 느리냐며
(문제는 엔진이 문제지만...)
혼자 되뇌이며,
가던길을 제촉했다.
com 간판을 보고 멈췄는데..
밥은 없고 국수만 있다고...
배고픈데 어쩔 수 있나..
조금 더 지나면
휴식시간이 되어서
국수도 못먹을 판이니까..
베트남에 와서
처음으로 먹는 쌀국수.
맛은 프롬미 같은 맛이 났는데...
나는 나쁘지 않게 잘 먹었는데..
짝꿍님은 잘 먹질 못했다.
그리고 주인 아주머니가
타이완 사람이냐고...
크크크
한국사람이라고 베트남어로 어떻게
발음하는지 알아놔야겠다.
흐흐흐
조금 더 달리고 달렸고,
특별하게 변하는 풍경은 없었고,
카페에 다시 들어갔다.
자전거가 범상치 않으니까..
사진을 찍고 가시는 분도 계셨다..;;;
여기는 차를 한잔 시켰어도,
나중에 대용량 자스민차를 주셔서
오랜만에 시원하게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
호치민까지 가기 35km이전에 있는
쿠찌라는 도시에서
나의 첫번째 베트남 펑신이 찾아왔다.
하필 뒷바퀴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짐을 다 내리고,
자전거를 뒤집으니까...
동네 아저씨들이 모인다..
그리고 바퀴도 잡아주고,
크크크
수리가 다 끝났는데..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러다 또 쏟아지는 거 아니야?"
생각만 하고, 부랴부랴 자전거에
짐을 다시 붙이고,
끝까지 도와준 아저씨에게
'깜언~'을 남기고
출발하는데..
점점 더 많이온다.
아우.......
건조부부 명성도 이제 끝인가보다.
약국앞에 공간이 있어서
일단 대피!!!
약사 할아버지가 우리가
비를 피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를 저쪽 슈퍼로 가자고 하시더니
'콜라 마실래?'
콜라 한캔 사주시며,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곳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살고 계신다고,
호치민 가면 핸드폰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비가 그치고 우리는 인사를 남기고
다시 출발했다.
구찌시를 벗어나는 곳에 있는
마트에 잠시 들어갔는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휴.........
호치민의 건기는
11월부터라고 하던데..
그래도 하루종일
내리지 않아서
다행이긴하다.
그리고 이렇게
뜻하지 않는 곳에서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비가 다시 그쳤고,
해도 슬슬 질시간.
앞으로 가다가 숙소가 보이면
거기서 머물기로 짝꿍님과
이야기를 마쳤다.
멀리 가지 않고 숙소 나왔으면 좋겠는데..
이제 슬슬
오토바이들도 많아지고,
신호등의 등장이 점점
많아지는 것을 보니까..
호치민이 가까워 지는 것 같다.
오늘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비가 왔을 때 피할 수 있는
곳에 있어서 다행이였고,
멀지 않은 곳에 숙소를 발견할 수 있어서
다행인 하루였는데...
여행에 슬럼프가
확실하게 온 것 같다.
이걸 어떻게 극복을 해야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여기서 끝을 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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