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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말레이시아

#44.자전거 세계여행 말레이시아 - 말레이시아 첫 웜샤워!!

by 상실이남집사 2017. 4. 26.




<2017.01.28.>


오늘은 바투 바핫에서 머무는 이틀째 날이다.

오늘 새벽 12시를 기점으로 여기저기서 터지는 불꽃소리에

처음에는 신기해하던 짝꿍님도 1시간이 넘어가기 시작하니

이제는 소음공해라며 크크크


그렇게 하루를 늦게 마감하고 하루를

느리게 시작했고,


나는 숙소에서 하루종일 자전거를 점검하고 청소를 했다.

이래야 다음에 자전거 탈때 말썽부리지 않고 잘 다닐 수 있을테니까..



<2017.01.29.>




다시 길로 나섰다.

이제는 말레이시아의 도로가 조금은 적응이 된 상태다.

하지만 가끔씩 섬뜩하게 다가오는 역주행 차량은

뉴질랜드처럼 마음을 놓으며 라이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정도 매너면 정말 좋은거니까.

ㅎㅎ





이제 말레이시아 특유의 자연환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큰 도시가 아닌 이상에야 보도블럭은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자동차 운행 중심으로 도로가 설계되어 있고,

전에도 이야기 했다싶이 횡단보도는 정말로 보기가 드물다.


그래서 그런지 자동차 운전자들은 오토바이나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관대하게 운전을 해주는 것 같다.


그 덕분에 자전거 여행자인 우리에게도 관대하다.

ㅎㅎ





강변에 모여있는 배들도 보이고,

다리를 건널때면 어김없이 오르막이 나온다.

이유는 뭐 갑자기 내리는 폭우로 인해 다리가 잠겨버리는 것을 막기위한게

아닐까.. 혼자서 추측만 해본다.





음력설을 맞는 말레이시아에서는 중국과 같이 저렇게 대형향을 태워서

신에게 여기에 소원을 빌 사람들이 있으니 내려와보라고 알리는 듯하다.


중국의 문화지만 말레이시아 중국계 사람들도 동일한가보다.





우리는 그렇게 Muar라는 도시에 들어왔는데,

문제는 커다란 연휴인 탓에 호텔비용도 특별가격으로 올라있고,

음식점들도 문을 닫은 곳이 너무 많아서,

겨우겨우 숙소를 구하고, 근처에 문이 열려있는 인도계 사람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했다.


뒤에 보이는 쌍둥이 타워는 과연 보고 지나갈 수 있을까나...






다행히 비싸지 않은 가격에 적당히 맛있는 밥을 먹고,

숙소에서 에어컨 아래에서 푹~ 잤다.


다른 분들은 Muar에서 즐거운 일도 많이 만들었다고 하던데

우리는 다 닫아버린 상점과 짝꿍님과의 불협화음으로 그냥 쉬어가는 도시로 끝이났다.


항상 좋을수만은 없는 것이 삶인 것 같다.


이럴때는 베이든의 조언이 생각난다.


'빨리 풀어버리는 게 좋을꺼야.

너희는 3년동안 24시간 같이 붙어있을 테니까. 오래갈수록 서로 피곤해져.'



<2017.01.30.>




말레이시아의 기나긴 연휴덕분에 슬슬 지쳐가고 있을 때,

우리에게 한줄기 빛이 내려왔다.


말레카에 있는 웜샤워 호스트가 우리에게 와도 좋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ㅎㅎ





그래도 어제 다툰 여파때문인지 그렇게 즐겁게 라이딩을 시작하지 못했는데,

그래도 좋은 소식덕분에 다시 즐거워지고 있다.


이럴때 보면 사람 사는거 참 단순한거 같다.


저 지붕위로 올라와 있는 안테나들 처럼 말이다.





멜리카라는 도시는 참 유명하기도 하고,

도심 전체가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록될 만큼 많은 아픔을 함께

간직하고 있는 도시라고 한다.


일단 안정적인 숙소가 생겼으니까~

길도 그늘도 있고 좋고~





저게 아마 팜나무일라나...

딱히 나무의 열매들은 보이지 않고,

밭처럼 저렇게 줄지어 자라는 나무들을 보면 인위적으로 심은 것 같은데..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럴때는 공부 좀 더 하고 타는건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말레이시아에서 그나마 스콜 한번으로 끝이나고

계속해서 맑은 날씨나 구름이 낀 흐린날씨만 지나갔다.


가끔 이렇게 보이는 가드레일에 자전거를 기대어 놓고,

없는 듯 있는 그늘밑에서 물한모금하고 잠시 쉬었다가 갔다.





말레카에 도착한 후 알려준 숙소 근처에서 호스트인 Tan 아저씨를 기다렸다.

원래는 한번에 찾아가보려고 했는데,

구글님의 엉뚱한 주소위치 덕분에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일찍 도착했지만,

Tan 아저씨에게 연락을 했고, 30분만 기다려달라고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저희가 오히려 죄송합니다.

쓸데없이 일찍와버려서요.

ㅎㅎ;





역시나 난간에 자전거를 기대어 놓고, 주전부리를 잠깐동안이나마 먹고 있었는데,

Tan 아저씨가 오셨다.


늦어서 미안하고, 자신의 착각으로 원래는 자전거 여행자에게 내어주는 집이 아니라,

유치원에서 자도 괜찮겠냐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처음에 킨더가든이라고 이야기를 하길래..

설마...했는데...





정말로 유치원이다!!

지금은 연휴로 인해서 수업이 없으니 이곳에서 하루를 지내고,

다음날 라이더 하우스가 비워지니까 그곳으로 이동을 하는게 어떻냐고 말씀하셨다.


일단 이곳저곳 안내를 해주시고나서


'점심은 먹었니?'라고 물으시더니 아니라는 답을 듣자마자,


'씻고 쉬고 있어.'라는 말씀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휙~ 사라지신 후

샤워를 마치는 시간때쯤에 하이난 스타일의 치킨덥밥을 구입해오셨다.


솔찍히 우리는 이런거 먹고 싶어도 음식 이름도 모르고,

메뉴에 없는 음식도 주문하면 만들어주는 시스템이라서


주문을 넣는 것도 참 힘든데.. 이렇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참 고마웠다.



Tan아저씨는 점심을 먹고 왔다며, 

우리는 점심을 먹으며 아저씨와 이야기를 했다.


자전거 여행이야기, 말레이시아에서 궁금했던 질문,

아저씨의 여행이야기 등등..


우리에게 쉬고 있으라고, 국경일이니까 우리집에가서 저녁 같이 먹자고,

이따가 저녁때 대리러 오겠다는 말씀과 함께

오토바이로 사라지셨다.

-ㅂ-...





그렇게 초대된 Tan아저씨 집에서 한국말 잘하시는 어머니와

친척과 가족모두들의 환대한 환영을 받으며, 저녁을 먹고,


대가족 문화가 남아있는 말레이시아의 문화가 부러운 하루였다.


그렇게 웃고 떠드는 도중에 Tan 아저씨가


'너희들만 좋다면 얼마든지 우리집에 머물러도 좋아.'

라고 말씀도 해주셨다.


우와~ 원래는 이틀만 지내다가 가려고 했는데

그..그럼 하루 더 있겠습니다.!!


하루를 더 늘려본 이유는 일단 고장난 노트북을 더이상 짐짝으로 방치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어떻게든 수리를 해봐야지..-ㅂ-^


그리고, 신기하게도 친척중에 한명이 한국인을 대리고 왔다고,

잠깐가서 이야기 해보지 않겠냐고 돌아가려는 길에 이야기를!!


그렇게 만난 호주의 한인 2세분과(이름을 잊어버렸..;;) 그의 여자친구와 이야기를 더 하고,

Tan아저씨의 둘째 아들인 Jun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유치원으로 돌아왔다.


솔찍히 웜샤워 호스트 요청 메일을 보내면서도,

설마 답장이 오겠어?? 라는 생각으로 보냈던 건데..

이렇게 우리도 행복한 음력설을 말레이시아에서 보낼줄은 몰랐었다.


이방인에게 연휴라는 것은 뭐랄까.. 소외된 곳에서의 

소외감을 한번 더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해야하나?


내가 느끼는 기분을 그랬는데, 이렇게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되서

정말로 고맙고,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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