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전거 여행/말레이시아

#42.자전거 세계여행 말레이시아 - 경험을 만들자!! 우중라이딩 감행!! 안녕 말레이시아?!!

by 상실이남집사 2017. 4. 24.






<2017.01.24.>




안개가 자욱한게 아니라 방역을해서 뿌옇게 보이는 창밖을 보다가

이렇게 계속 날씨 살피느라 잠도 못자고,

몸은 그래도 편해도 마음은 가시방석인 싱가포르를 어떻게 탈출해야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경험을 만들어보라는 SK의 조언도 있고,

오늘같이 살살 비가오는날이 오히려 자전거 타기 좋다는 말에

(동남아시아는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짝꿍님도 동의를 하고 오늘 국경을 넘기로 했다.


웨이엔에게는 

'오늘 우리 출발할께. 오랜시간 머물게 해줘서 고마워.'

라고 짧게 인사를 텍스트로 보내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틀만 있기로 했었는데 일주일이나 머물렀으니...

ㅎㅎ


많이 미안했고, 많이많이 고마웠다.


지금도 아쉬운게 있다면, 그녀의 컬링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는데,

내일 새벽에 출발할 줄 알고 따라가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있지만 말이다.





경험을 만들어 봅시다.

편안함을 벗어나는게 여행의 시작이니까.

비가 한두방울 계속 내리다가 달리기 시작하니 더 많은 비가 내렸다.

그런데 뭐랄까..뉴질랜드에서는 이정도 내리면 추운데,

여기는 그런게 없네??


동남아시아의 기후가 따뜻해서 그런가..라는 생각을 하며,

SK가 표시해준 길을 따라 말레이시아 조호바루로 향했다.


우리는 짝꿍님이 차도에서는 도저히 탈 수가 없다고해서 인도의 보도블럭 중

자전거 겸용 도로를 중심으로 타다가 끌다가를 반복하며 조호바루로 왔다.


다행히 비가 내리는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겸용 도로에는 사람이 없어서,

그렇게 불편하지 않게 자전거를 타고, 끌고 갈 수 있었다.


보더까지 가는길은 딱히 어렵거나 하는 부분은 없었고,

자전거를 다들 배려해주는 듯한 움직임에 특별히 힘들거나

생명의 위헙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았다.

ㅎㅎ



그래도 비가오면 카메라를 꺼내지도 않는 내 특성상 사진은 없고,

조호바루쪽에서 오토바이들이 국경을 넘는 곳으로 따라가서

출국 도장과 말레이시아 입국도장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었다.





도장 하나 더 생겼네~

2016.10.24. 출발해서 2017.01.24. 이라..

아직도 멀었네.

우리는 초보다.

ㅎㅎ



싱가포르 국경을 넘어 말레이시아 입국도장을 받은 후,

조호바루의 시내로 오토바이들을 따라서 진입하고 있었는데,

텐덤 자전거로 국경을 넘는 자전거 여행자를 발견했고,

텐덤의 특성상 오르막은 내가 더 빨라서


'Hello~'


한마디 건내고 앞으로 지나갔다.

우리말고도 돌+I는 정말 많은 것 같다.

어린 커플 같았는데...





일단 조호바루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스쿠다이까지는 쉼없이 달렸다.

비도 내리고 비를 피할 곳도 없고,

도로는 뭐랄까 우리나라 고속도로 생각이 날정도로 넓고,

신호등도 별로 보이지도 않고,

이게 고가도로로 가야하는지 옆으로 빠져야하는지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는 것도 어렵고...

짝꿍님은 무섭다고 움츠려 들고,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 뚫고 스쿠다이 입구쪽의 맥도날드에 들어와

겨우겨우 아침겸 점심을 먹었다.





환전을 하기위해 시티은행 ATM기가 표시되어 있는 곳으로 향하는 도중

말레이시아 국경 근처에서 봤던 텐덤 커플을 다시 만났다.


'너희들 빠르구나.'


그...글쎄..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길에서 고속으로 주행하는 자동차들의 소음에 잘 들리지 않았지만,

자기들은 폴란드사람이고, 호주에서 시작했고,

인도네시아를 거쳐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로 올라가는 중이라고 했다.


이미 시간은 저녁시간이여서, 숙소를 같이 잡으면 저녁에 이야기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오늘은 그럼 어디서 잘꺼야?'


라고 물어보니,


'여기는 큰도시라 조금 벗어나서 캠핑할꺼야. ^^'


'아..그래 도시 외각에서...응??

오늘 비오고 있는데 캠핑한다고?!!'


'응 ^^'


정말 저 여성의 표정은 이모티콘과 같았다.

너무나 해맑게...


우리는 이 근처 숙소에서 잘꺼라고 이야기를 했고,

길이 하나고, 너희는 빠르니까 아마도 가다가 만날 수 있을꺼라는

이야기를 듣고, 서로의 안전과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바라며,

그렇게 아쉬운 작별을 했다.





이제는 돈 뽑으러 가야지~

일단 짝꿍님은 자전거를 지키고 있기로하고, 나는 ATM기기가 있는

주유소로 1km쯤 걸어갔고,

ATM기기에 카드를 넣으니까 화면이 먹통이된다.^^.


아....얼마나 아름다운 상황이란 말인가...

ㅎㅎ





짝꿍님에게 돌아와서 위의 상황을 이야기했고,

잔소리를 두어바가지쯤 들은 후에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한번 잔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일단 길 근처의 숙소에 들어갔더니, 전혀 영어가 되지 않았고,

어떻게 겨우겨우 의사소통이 되어서,

근처 쇼핑몰의 사설 환전소를 물었고, 뉴질랜드 달러를 환전을 해서

호텔로 다시 돌아오니 구세주 경비아저씨의 등장!!


인도계 말레이시아분이였는데, 영어가 된다!!!


야간 경비로 일하시는 분이였고, 자기의 나라는 인도지만,

인도에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는 특이한 이력을 알려주셨고(?)

주변의 밥집과 유심을 살 수 있는 상점의 위치도 알려주셨다.


고맙습니다.!!


이제는 편안하게 중간에 통역을 해주셔서

방값을 지불하고, 디파짓을 걸고, 자전거를 안쪽에 잘 보관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흙과 물에 범벅이 되어있는 패니어들을 먼저 씻기고,

빨래를 하고, 샤워를 했다. 자전거는 내일 닦던가.. 아니면 뭐 다음에...해야지.

둘다 너무나도 긴 하루를 보내서인지 저녁생각은 없었고,

다만 느려터진 WIFI를 벗어나고자 유심을 살 수 있는 상가로 향했다.





어떤걸 할까나...하다가...

그냥 속편하게 가장 비싼녀석으로..

혹시나 통화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라는

귀차니즘과 자기합리화로 유심을 개통하고,

근처의 식당들을 처다봤지만, 왠지 엄두가 나지 않아서

짝꿍님을 꼬셔서 아까 환전소가 있는 쇼핑몰의 1층에 있는 마트로 가자고 했다.





차가 참 쌩쌩달린다.

횡단보도는 없고, 육교가 있어서 육교를 타고 건너갔다.

쇼핑몰에서 주섬주섬 이것저것 구입하고,

물가도 좀 알아보고, 그렇게 작게나마 장을보고 다시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호텔인데.. 시설은 한국의 모텔수준 쯤?

앞으로는 이런 곳에서 많이 잘테니까 익숙해져야겠지?


그래도 뉴질랜드에서 텐트펴고 자는 돈보다 싸게 방에서 에어컨 아래에서 잘 수 있다는게

뭐랄까.. 더 안심이된다고 해야하나? 그런 기분이 들었다.





뉴질랜드와 싱가포르에서는 비싸서 살 엄두도 나지 않았던 콜라도 사고,

짝꿍님은 요거트도 사고,

오늘은 수고가 많았으니까 동그란 감자과자랑 컵라면,

그리고 크레커도 사는 사치를 부려봤다.


어서 먹고 자야지. 내일도 달려야하니까.

아무튼 무탈하게 처음으로 육로를 통해서 국경을 넘었는데,

뭐 쓰는 것도 없고 그냥 휙~ 하고 넘어버렸더니 ㅎㅎ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아마도 내일 달리다보면 다른나라라는게 느껴지겠지?

느낌이 좋다. 즐거운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

ㅎㅎ


'안녕? 말레이시아. 반가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