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배낭여행/쿠바(201905)

#488. 자전거 (팔고) 세계여행 - 아바나 혁명광장과 중앙 우체국 그리고 말레꼰의 일몰 (Feat. 오늘 일몰이 마지막 일몰일줄 몰랐다.)

by 상실이남집사 2019. 5. 28.



<2019.05.13.>





밤에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것 같다.

아마도 건기의 끝에 다다른 쿠바인 듯.

그래도 우리가 활동하는 낮시간에는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이 아주 쨍쨍하다.





까사 주인 Ronaldo가 우리 혁명광장에 가고싶다고 하니까

친히 버스비와 버스에 대한 정보를 줬다.

버스타러 슬렁슬렁 걸었다.





그렇게 버스 정거장에서 '레볼루시온?'만 말해도 끄덕이며 맞다는

쿠바노들을 믿고 버스에 올랐다.

원래 한명당 가격은 1cup보다 작은 40센타보지만,

이제 쿠바에서는 우리의 1원처럼 센타보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듯하다.

한명이 타도 두명이타도 1cup을 내고 타는 것을 보고,

우리는 둘이니까 자연스럽게 1cup을 내고 버스에 올랐다.


그렇게 쿠바에서 처음으로 시내버스를 타고,

관광지로 향했다.


잠시 정차된 버스의 맞은편 풍경에 눈이갔다.

대로에 아무렇지 않게 무심한 듯이,

원래 이렇다는 듯이 걸려있는 빨래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발코니쪽 의자에 앉아서

할일하던 쿠바노 할아버지.

이런 풍경들을 보면, 뭐랄까... 

나의 짧은 어휘로는 설명하기 힘든

그런 느낌이 느껴지는 풍경들이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15분쯤 달렸나...

사람들이 우리에게 여기서 내리라고 알려준다.

친절한 쿠바사람들.

그렇게 타고온 버스에 내려서 맵스미를 참고해서

방향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걷기보다는 일단 길을 먼저 건너야...

이제는 쿠바노들보다 더 자연스럽게 길을 건넌다.





아마도 저곳이 아바나 비아술 터머널이 아닐까 싶다.





아바나의 터미널을 지나서 처음 도착한 곳은

중앙 우체국.





우체국의 가격표는 CUC가 아니라 CUP다.

가끔 장난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던데,

우리가 갔을때에는 아주 정직하게 모든 것을 처리해줬다.





추가로 보낼 곳이 생각나서 이곳에서 엽서도 사고,

추가로 필요한 WIFI카드도 구입하고,

짝꿍님이 엽서의 내용을 적을 동안,





나는 고양이 가족들을 바라봤다.

참 대식구다.

저중에 살아남을 녀석과 그렇지 못할 녀석이

너무나도 쉽게 구분이 되어버린다.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서 적고 계시는 짝꿍님.

그렇게 엽서를 들고, 다시 창구로 향했다.

이곳 저곳 돌기는 했지만,

그래도 친절하게 우리의 업무를 모두 마감할 수 있었고,





현지인들도 잘 쓰지 않는 다는 

쎈타보가 어마어마하게 생겼다.





이건 도대체 어디에 쓰는 걸까나.. 고민하고 있는 찰라에

접근해온 엄마가 일본사람이라는 쿠바노.

유창한 영어로 우리가 가려는 혁명광장 방향도 알려주고,

오늘은 세일기간이라 시가공장에서 

시가 싸게 판다고 정보도 알려줬다.


그리고 우리의 여행이 안전하게 이어지길 이야기해줬고,

우리는 그가 행복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각자의 길로 이어갔다.





그렇게 도착한 혁명광장.

시엔푸에고스.





혁명광장이 유명한 이유는 이곳에 걸려있는

시엔푸에고스와 체 게바라 





또는

혁명기념탑이 주된 것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고을 찾는 대다수의 관광객들은

체 게바라의 모습과 사진을 찍기 위해서 이곳을 방문한다.





모든 시위와 집회, 그리고 피델의 연설이 이어질 때

이곳을 항상 가득채웠고, 그래서 이곳에는 강한 혁명의 기운이 흐른다고

느끼기에 이곳을 이렇게 보존하는 것이라고 했다.





스스로의 이름을 체로 바꾼 게바라.

당신이 원하던 

당신이 모든 것을 다 이뤘다던 그때에는

그런 모습의 나라가 되었었나요?





시엔푸에고스.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혁명을 성공시키고 가장 먼저 사라져버렸기에,

어떻게 보면 가장 아쉬움이 남은 사람이였을까..

아니면 가장 행복함으로 가득 찬 사람이였을까.



.

.

.



그렇게 쿠바의 뜨거운 혁명광장의 태양을 뒤로하고

다시 버스타는 곳으로 걸어갔고,





우리는 무사히 까삐똘리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이 종점이라서 딱히 뭐 누르고 기다리고 그런 것도 없었다.)





그리고 발견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시크한 쿠바노에게 건내받았고,

맛있게 더위를 식혔다.





모처럼 빛이 좋아서 더욱 더 반짝거리던

1시간에 25CUC라던 오픈올드카들도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올드카와 사진도 남겨본다.

아마도 이곳을 떠나면 이런 녀석들은 더이상

마주할 수 없을테고, 점점 많아지는 신형 자동차에

사라져가는 올드카들이니...





숙소로 돌아와서 이른 저녁을 챙겨먹었다.

오랜만에 비상식량이 빛을 발휘하는 아바나다.


길거리에서 피자도 사먹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밥도 사먹고 하고 있지만...

가끔은 이렇게 밥먹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





그리고 조금 일찍 WIFI도 사용할 겸 말레꼰으로 걸었다.

마지막 석양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라서 그런가..

많은 오픈올드카들이 말레꼰의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

.

.



파란 하늘에서 마주했으면 더 멋져보였을텐데..

우기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 명확한 것 같은 하늘을

보여주고 있었다.



.

.

.



말레꼰의 석양을 즐기러 나온 쿠바노커플도 보고,

옆에서 짝꿍님은 무엇인지 열심히 이야기하고..





나는 그저 열심히 아마도 쿠바를 떠나기 전까지는

이곳에 오지 않을테니까.. 올드카들 사진 많이 찍었다.






갑자기 후두둑하고 비가 잠깐 내렸지만,

이내 그쳤다.





그리고 찾아간 석양.





이때까지만해도 

이렇게 해가 넘어가는 것을 보는 것이

마지막일줄은 몰랐었다.





그래도 나름 구름이 열일해서

파란 하늘과 황금색의 하늘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었다.



.

.

.



늘 보는 풍경이고 늘 접하는 환경이지만,

어떻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지에 따라서

많은 것들이 변하는 것 같다.


여행은 계속해서 바뀌는 환경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찾고 찾아가고 보고 즐기는 것도 있지만,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무엇때문에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면

내 남은 삶을 어떻게 바꾸고 

가꿔 나가야 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 같다.





그렇게 두개의 하늘의 석양을 끝으로 

다시 다른 골목을 선택해서 숙소로 향했다.





바다의 바람과 

쿠바의 태양이 만들어 놓은 

멋진 외관을 가진 건물에

잠시 시선을 빼앗겼다.





내일이면 이 골목 풍경도 마지막이겠구나..





집 전체 같지 않지만, 집전체라고 되어있던 까사.

저 문너머로 느껴지던 쿠바사람들의 정을

이곳에서도 살짝 느꼈다.


내일은 다시 까리 할머니집으로 간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