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16.>
도미토리 룸이였지만, 스텝의 배려로 4인숙소를 둘만 이용했다.
아침이 밝았고, 평소에는 우중충하던 설산이 오늘따라 맑게 보인다.
출근하던 스텝도 이런광경이 흔하지 않다며 사진을 찍는다.
변화무쌍한 날씨와 구름이다.
버스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오늘 구간이 힘들다고도 했고, 도중에 비소식이 있었기에,
(열심히 일하는 뉴질랜드 기상청은 날씨예보가 정말 정확하다.)
버스점프를 할 예정이였다.
그런데 오늘이 금요일이였고,
모든 좌석이 예약으로 꽉 차있어서 표를 미리 예매하지 않은 우리는 버스에 탈 수 없었다.
일단은 비가 오지 않으니까.
그리고 버스도 하루에 한번뿐인지라 라이딩을 감행하기로 한다.
설산을 옆에 두고 조금은 불안한 마음으로 열심히 파링가호수의 캠핑장을
1차 목표로 설정하고 달렸다.
날씨가 다행인건지..
뒤에 후폭풍전에 맑음인건지..
일단은 괜찮은 기분과 풍경에 취해서 달렸다.
도중에 가는길에 바닷가 옆을 달리는 길에 도착했고,
바닷바람이 날리며 짠내가 느껴지는 공기를 들이키며
옆바람을 맞으며, 후다닥 구간을 탈출했다.
이구간을 끝으로 이제는 빗속을 달려야 했다.
비가 계속되는 와중에 파링가 호수의 DOG사이트에 들렀으나,
모든 사이트가 푹~ 젖어있었고,
우리는 여기에서 텐트를 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마이크의 사진에는 정말 아름다운 호수였는데,
역시나 날씨가 가장 큰 몫인 것 같다.
호수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고, 하스트까지 가서 백팩커스에서
오늘은 잠을 자기로 합의를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그렇게 우울하게 라이딩을 하고 있었는데,
맞은편에서 두명의 남자사람 자전거 여행자들을 스쳐지나갔다.
서로 너희들은 미쳤어!! 라고 소리치며,
큰소리로 웃으며 우울했던 기분이 달래졌다.
'enjoy!!!'
하스트까지 가는 마지막 언덕이다.
이것만 넘으면 이젠 짝꿍님이 좋아하는 다운힐과 플렛로드가 나올 것이다.
'조금만 더 힘을 내요~'
내리막을 시작으로 길고 긴 도로를 달렸다.
길은 참 플렛했는데,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맞바람을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내며 달려가야했다.
그렇게 130km가 넘는 구간을 하루에 라이딩으로 마쳤고,
인터넷도 무료가 아닌 숙소에서 도착했다.
그래도 가격이 독점성격이 가깝지만 그래도 지붕있고, 방에서 이불덥고
잘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꼈다.
그리고 이곳에서 교체한 타이어가 이상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타이어때문에 이렇게 힘들줄이야..
이곳은 점포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구간인데.. 어떻게 탈출을 해야하나...
일단은 내가 아는 방법을 다 동원해서 더이상 타이어가 늘어나지 않도록 조취를 취했다.
내일은 적극적인 히치하이킹을 시도해보고,
안되면 뭐 와나카까지 열심히 밟아야지..
짝꿍님의 걱정이 큰 하루가 이렇게 마감되었다.
<2016.12.17.>
아침이 밝았고, 오늘은 와나카근처까지 라이딩을 하기로 했다.
어제 그렇게 비를 맞고 달렸는데,
이 구간은 원래 비가 많이 내리는 구간이라는데,
우리는 뽀송하게 지나갈 것 같은데?
하늘과 구름과 산이 참 멋진 풍경을 보여줬다.
이렇게 설산을 옆에 두고 계속해서 달려간다.
차가 지나가지 않는다. 크크크
정확히는 우리 자전거 2대를 실을 수 있을만한 차가 지나가지 않는다.
뭐 어쩔 수 있나.
최대한 조심조심히 타고 가야지.
멋진 풍경이다.
타이어만 멀쩡했다면 좀 더 즐겁게 라이딩을 할텐데..
굽이치는 거친 계곡을 다리를 타고 건너고
힘겹게 하나 있는 큰 경사도의 언덕을 넘을 때,
자기도 자전거 여행을 해봤다는 아저씨가 너무 서두르지 마라며,
언덕이 기니까 긴 호흡으로 가라고 조언을 해줬다.
어차피 언덕이라 빨리 가고 싶어도 빨리 못가요;;
그렇게 힘든 언덕을 넘고 뒤뚱거리는 타이어를 달래가며
오늘의 목적지인 마카로아에 다와간다.
여기에서 크리스마스 색의 라이딩 저지를 입고,
헬멧위에는 루돌프 뿔을 한 여자 자전거 여행자가 은은한 벨소리를 한번 울리며
스쳐 지나간다.
'역시, 세상은 넓고 돌 + I 는 많은거 같아.'
마카로아를 18km 앞둔 시점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여기는 트레일 코스가 유명한 곳인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저 산길로 런닝을 하며 지나갔다.
오늘은 하늘이 참 많은 예술작품을 보여주는 날인 것 같네.
짝꿍님도 나의 상태가 걱정되었는지 말수도 많이 줄었다.
그렇게 우리는 마카로아의 캠핑장입구까지 무사히 도착했는데..
주유를 막 마치고 떠나려는 캠퍼벤에 짝꿍님이 말을 건다.
'안녕? 우리는 자전거 여행자인데, 지금 타이어에 문제가 생겼어.
혹시 큰도시를 스쳐지나가면 우리 좀 태워주면 안될까?'
'오늘 우리는 와나카까지 갈꺼야 거기까지라도 괜찮으면 타도돼.'
'와우!! 고맙습니다.'
자전거를 캠퍼벤 뒤에 올리고, 페니어를 모두 트렁크에 넣고,
그렇게 히치하이킹에 성공했다.
프랑스 신혼부부인 LesMaries S'envolent.
이들도 직장을 모두 그만두고 1년동안 세계일주를 할 예정이고,
처음 나라가 뉴질랜드라고 했다.
그렇게 중간중간 뷰포인트에 들러서 사진도 같이찍고,
도란도란 이야기도하며, 와나카에 무사히 도착을 했다.
자기들도 마트에 들러야 한다고 해서 우리도 마트는 들러야하니 그곳에 내려달라고 했고,
5월달에는 아마도 방콕쪽에 있을 꺼 같다는 말에
다시한번 꼭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며,
서로의 안전한 여행을 바라며 다음에 또 보자는 인사로
다음을 그렇게 기약하며 헤어졌다.
여기는 관광지니까 내일이 주말의 시작이라고 해도
자전거 상점을 열 것이니까..
내일 한바퀴 돌아보고, 꼭 구해지기를
'잘될꺼야. 걱정하지마.'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