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2>
오늘은 달려야할 거리가 좀 되는지라 아침 일찍 출발을 했다.
그래봐야 8시 언저리지만 말이다.
아침에 짐빼고 있는데 Dzul이 출근을 마쳤는지 인사를 건낸다.
그리고 마지막 으로 짝꿍님과 사진도 찍고,
'건강하시구요~ 행복하세요~. 어제 투어 고마웠습니다.'
오늘은 오르막도 좀 있고, 내리막도 좀 있고,
차도가 넓어졌다가
좁아졌다가를 반복한다.
그리고 꽤나 많이 올라온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사진찍을 때에는 짝꿍님의 밝은 표정이 좋다.
이제는 탈만한가보다.?
ㅎㅎ
오늘은 뉴질랜드에서 만났던 리컴번트 마스터 'cheun' 아저씨 집에서 자기로 했었다.
그래서 거리가 대략 90km를 넘었었는데..
50km쯤 가서 주유소에서 있는 편의점에서 쉬고 있는데,
오늘은 자전거를 그만타고 싶다고 짝꿍님이 말을 했다.
음...그래서 cheun에서 내일간다고 메시지를 보내라고 이야기하고
주변에 도시가 있는지 찾아봤다.
다행히 60km쯤이 하나 있었는데..
문제는 여기에 숙소가 하나도 없었다.. 새로 생겨가는 마을인 것 같았는데..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레이시아 경찰서에가서 뒷마당에 텐트펴고 하루만 자면 안되냐고
물어보니, 안된다고 단칼에 짤렸다. 크크크
그래서 그러면 근처에 숙소가 어디있는지 좀 알려달라고 했는데,
자기 방으로 따라오라고 하더니,
너희는 스마트폰도 안쓰냐는 둥, 인터넷 검색하면 나오는데 라고 이야기를 하며 검색해주었다.
대략 7km쯤가면 모텔이 하나 있다고 알려주었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나왔다.
우리같은 여행자들이 많았을까...
대한민국 관공서랑 크게 다리지 않는 친절도에 마음은 좀 상했어도 어쩌겠는가..
내가 잘 못한 것으로 생각하고 7km를 달렸고,
길 건너편에 있는 숙소의 가격을 물어봤더니 어마어마하게 부른다.
ㅎㅎ
멘탈이 슬슬 도망가고 있는 것 같네..
오늘 달리기 싫다고 해서 중간에 멈추고 싶었는데,
오늘은 또 운이 없는건지 코스를 잘 못 잡은건지...
관광지 사이에 끼어있는 곳이라 숙소가 근처에는 없었다.
달리기 싫다고 해서 멈추고 싶다고 해서 조금만 가고 쉬려고 했는데...
오히려 클랑까지 가야했고, 거리는 'cheun'아저씨 집에 갈 수 있는 거리만큼 이동했다.
겨우 클랑의 초입부분에 있는 호텔에 방을 구했다.
오후 6시 전에 라이딩이 마쳐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후다닥 샤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숙소 맞은편에 있는 대형 쇼핑몰로 구경도 할겸,
땀도 좀 식실 겸.. 먹고픈거 보이면 사먹을 겸해서 들어갔다.
클랑이 생각보다 큰도시여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 쇼핑몰이 물가가 좀 비싼건지..
자꾸 Econsave가 그리워지는 가격들이였다.
하지만 줄지어 새워놓은 콜라를 보고있으니 누가 정리한건지는 몰라도 대단하다.
ㅎㅎ
숙소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포장했다.
가격도 조금 더 비쌌고,
서비스도 별로...ㅎㅎ
오늘은 이상하게 꼬여버린 날인가 보다.
여행하다보면 이런날도 있는거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포장한 밥을 들고 숙소로 향했다.
밥을 먹고~ 3층같은 2층의 숙소에서 에어컨을 켜고,
오늘하루를 정리했다.
계획으로부터 가장 자유롭다는 자전거 여행이지만,
역시나 항상 돌발 변수를 존재하는 것 같다.
그래도 오늘 쉴 숙소를 구했고,
주린배를 채워줄 밥도 구했다.
단순하지만, 가장 필요한 것, 이것이 해결되고, 시간이 흐르면,
추억이란 것으로 포장되어 재미있었다는 기억으로 남아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내일은 cheun 아저씨 집으로 가야지~
<2017.02.03>
오늘은 24km쯤만 가면 되니까 느즈막하게 11시가까이에서 출발을 하려고
패니어를 숙소입구까지 내리고 자전거를 내리고,
자전거에 짐을 올리고 있었는데, 숙소 옆에 자전거 가게 사장님이 비슷한 시간에 출근을 하셨다.
그러더니 우리 자전거를 보고 슬슬 걸어온다.
크크크크
'어디에서 왔어?'
'한국에서 왔고, 오늘은 KL근처에 있는 친구집에 갈꺼야.'
혹시 자전거 이상있는거 있으면 서포트를 해주겠단다.
오잉? 인생 새옹지마라 했던가...
어제의 힘듬이 오늘은 즐거운 출발이 될 것 같다.
'페달쪽에서 소리가나서 구리스 좀 얻을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당연히 된다며 자신의 가게로 자전거를 가지고 오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페달에 구리스를 도포하고 잘 조이고,
이것저것 볼트도 체크해주면서 자전거 여행과 말레이시아의 느낌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짝꿍님과 FB Friend도 자연스럽게 하고 ㅎㅎ
FB에 소식이 올라오고, 알고 있으니까 자전거에 혹시나 문제가 생기면
주저없이 연락달라던 Sam 사장님.
그리고 오토바이만 다니는 이륜 차도의 입구를 알려주고,
함께 라이딩도 잠깐하면서 조심히 즐겁게 여행하라는 인사를 했다.
그렇게 Sam이 알려준 길이다.
아마 우리가 찾으려 했다면, 아마도 엄청~ 돌았거나,
옆에있는 하이웨이를 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이런경우에는 참 현지인의 도움이 절실한 것 같다.
덕분에 차로부터의 위협없이 오토바이와 간간히 같이 달리며,
즐겁게 cheun아저씨의 집으로 향했다.
때로는 메인도로로 합쳐지는 길이 있는걸로봐서는
2륜차도 아마 진입이 혀용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자전거는 하이웨이 출입이 안된답니다.)
가장 좋았던 건 차로부터의 안전함도 있었지만,
이렇게 때로는 가로수 그늘 아래로 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끝까지 이길이 이어져 있기를 바라면서 달리고 달렸다.
뭐.. 오토바이 운전자나 자동차 운전자들의 매너는 워낙 좋긴하지만,
그래도 대도시에서는 조금은 더 조심히 타야하니까...
마지막에는 오토바이 전용도로가 끝나고 16차선 도로로 2km쯤 달렸다.
캬... 그때 이길로 쭉까면 어떻게하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다행히 cheun의 집은 얼마되지 않아서 옆길로 빠지는 길에 있었고,
우리는 자동차를 자신의 앞마당에서 새차하고 있는 cheun아저씨를 무사히 만날 수 있었다.
여전히 건강하고 강인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cheun.
첫 표정은 이녀석들 정말로 왔네? 라는 표정과 반가움이 함께였다.
크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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