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8.>
시간에 쫓기듯이 서울로 올라온 이유인 상실이.
피곤함을 무릎쓰고서라도 임보어머니께 죄송한 마음이여도
이녀석은 꼭 보고 가고 싶었다.
10년을 나와 함께 살아온 나의 반려묘 상실.
저번보다 다시 찾아온 시간이 짧아서인지
이제는 숨지않고 당당히 눈을 마주쳐주던 녀석.
그래도 그릉그릉은 해주지 않는 도도한 상실이.
그래...
그래도 얼굴 보여준게 어디고,
쓰담쓰담 할 수 있게 해준게 어디야~
고마워 상실.
건강하게 잘 있어줘서.
그런데 상실아.
아빠가 아직 눈으로 보고 싶은 세상이 많이 남았어.
최대한 빨리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게 노력해 볼께.
그때까지만 탄이 형이랑 즐겁게 잘 지내고 있을 수 있지?
미안해.
돌아오면 우리 예전처럼 다시 즐겁게 지내자.
알았지?
다음에 또 만나..
그렇게 작별 인사를 하고, 이번에는 조금 더 길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
말을 다 알아듣는 녀석은 그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 뿐..
그래도 가장 안전한 곳에 있으니까...
건강하게 다시 보자 상실.
<2017.06.19.>
이제는 정말 출국하는 시간이다.
어제 봐온 장에 이것저것 준비한 준비물을
포장해보니
음.....
이민가는 것 같은 사이즈의 물품이 나왔다.
크크크크
그래도 다행인게 지나가던 택시 잘 잡아타서
이곳 버스정류장까지 편하게 이동했다.
그리고 편안하게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 공항으로 이동했다.
다만 저울이 없어서 어떻게 15kg으로 잘 맞췄을까...
공항에서 팩킹을 다시해야하나...
고민을 하며 공항에 있는 저울에 박스를 차례차례 올려놨다.
오호라!!!! 대박이다!!!
둘다 15kg안쪽으로 떨어졌다.
크크크크
눈대중을 마지막에 물건하나를 옮겼는데..
그게 신의 한수가 되었다.
다시 박스 포장하지 않아도 되니까 너무 좋네!!
뭐지...;; 제주항공만 바글바글하게 티켓팅 줄이 있다.
셀프 티켓팅을 해보려 했지만,
편도 티켓의 경우에는 셀프기기에서 티켓팅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길고 긴 줄을 서서 티켓팅을 하려고 하니,
이번에는 항공사 직원이 우리를 막는다.
엥?
왜요?
이유는 리턴 티켓이 없을 경우에 입국이 거절될 확률이 있고,
그럴 경우에는 항공사에도 책임이 있다고 한다.
그래도 티켓팅을 해달라고 하니,
저렇게 서약서에 싸인을 하라고 했다.
룰이니까.. 난 별다른 걱정없이 싸인을 했지만,
짝꿍님이 불안해 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만약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그때는 여행경로를 바꾸자고 쿨하게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나도 속으로는 많이 쫄렸다.
크크크
일단 싸인도 했고, 짐도 잘 들어갔고,
보안 검색대를 넘어서 출국심사를 받았는데...
이제는 도장을 안찍어주네...
괜히 줄섰다...
자동 출국심사쪽으로 가서 후다닥 빠져나갈껄...
그리고 짝꿍님은 마지막 면세점 쇼핑을 했다.
그동안 차곡차곡 모아놓았던 면세점 포인트 카드를 모두 소진!!
아마도 다시 들어올 땐 유효기간이 지날테니까.
그렇게 알뜰 쇼핑을하고, 탑승동으로 이동했다.
당분간 인천공항도 안녕이구나..
원하건데.. 앞으로는 한 4년 뒤에나 이곳을 봤으면 좋겠다.
그때쯤이면 아마 이곳도 전처럼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해 있기를 바란다.
탑승동에서 탑승구로 가기전에 free wifi zone인 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냥 탑승구 앞에서 있어도 되는데...
짝꿍님은 왜 여기에서 머물자고 했는지..
흐음....
시간이 되었고, 탑승이 시작되었다.
과연 입국이 거부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할 것인가..
아니면 무사히 입국이 될 것인가...
일단 비행기에 타면서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지만,
속으로는 다음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입국심사 때 질문을 예상하고 영어로 문장을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만약 다시 돌아와야 한다면,
제주도에서 몇달 해양이 돌보미를 하며 지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어떻게든 지낼 수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자..
대신 앞에 있을 일만 대비하자..
걱정의 98%는 해결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생각이라고 하지 않나?
비행기 문은 닫쳤고... 비행기는 방콕을 향해 날아갔다.
25분쯤 지연되긴 했지만,
어차피 도착해도 대중교통이 있는 시간은 아니고,
우리는 시간 부자 여행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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