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전거 여행/세르비아

#366. 자전거 세계여행 - 아쉬운 작별 세르비아 (feat. 다음에 올때도 변하지 않았길)

by 상실이남집사 2018. 12. 14.




<2018.08.06.>





몇일 더 머물러도

좋울 곳이였는데,

숙소의 컨디션이

발목을 잡았다.


이른 시간에

체크아웃을 했다.


자기는 8시에 올꺼라며

문 열어놓고 가라고..


만나고 가고 싶은데..

약간 불안해도 뭐.

가장 꼭대기 층이니까





이제 거리상으로는

이틀정도만 달리면

세르비아를

빠져나가게 된다.


니쉬는 그래도

큰 도시에 속하니까

아파트 단지도 있었다.


공산주의때

지어진 아파트인가?

색채가 무채색에 

가깝기도하고.


관리가 조금은

잘 안되는 

느낌적인 느낌?


그래도 집걱정은

없어서 좋았겠다.

싶었다.


이렇게 떠돌다보니까

집이라는 것이

삶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고 있다.


차량도 많지 않고

한적해서, 

무리없이 니쉬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이제 집이 없는

한적한 옛날 도로에

잡어들었나보다.


잘 관리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수풀이 있어서

그나마 완전 땡볕 라이딩은

피할 수 있었다.





그래도 꿀렁꿀렁은....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림자는

우리를 배신하고

반대쪽 차선으로 이동중....





갈림길이 나오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오르막이 있는 길로 

가야한다는 것을.


이상하게 언제나

힘든길로 보이는 곳을

선택하면

가고자 하는 길인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달릴 수 있는게

더없이 즐거운

자전거 여행자.





하지만 업힐은

언재나 힘이드는 시간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지만 말이다.





아무리 봐도 주유소는

너무 멀리 있는 것 같다.


쉬어가는 타이밍도

얼추 지나고 있기도 했고,


어차피 달리는 차량도

보이지도 않으니까


나무 그늘에 

자전거를 새워놓고,

잠시 목도 축이고

쉬었다가 갑시다.





그나저나 앞쪽에

길이 두군데로

나눠지는 곳이 있었는데,

어느쪽으로 갈지는

짝꿍님의 선택에 맞겼다.


동남아 여행까지는

내가 길잡이였는데,

이상하게 유럽에서는

그게 하기 싫어서

짝꿍님이 열일중이시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짧은길을 선탹하신

쯕꿍님.


그럼 

그길로 가겠습니다~


잘 쉬었으니 

다시 출발합시다.





맑은 하늘과 끝이 어딘지 

잘 보이지 않는 길.


하지만 이렇게 풍경을 보면서

달리다보면

내가 어디를 달리고 있는지

가끔은 잊어버릴 때가 있다.





힘겹게 올라왔으면

주어지는 짧은 보상의 내리막길.


누군가들은 자전거 여행을

인생에 비유한다.


오르막이 있으면,

언제나 내리막이 있는 것처럼

인생도 똑같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힘겹게 오르막을 올랐지만,

내리막이 없는 경우도 있고,

오르막과 다르게

더 짧은 내리막이 있는게 인생이다.



인생은 자전거 여행과 같이 항상 공평하지 않다.

원하는 목표를 위해서

그냥 내가 만족하거나 참으며 달리는 것 뿐이다.





꿈을 꾸기만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꿈을 실현시키고,

꿈으로 향해 나가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없다.


때로는 두렵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보다 많이 힘들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냥 현실에 안주하고 꿈은 꿈으로만 남기며 사는 것 같다.

입으로 떠들기만 하는 꿈꾸는 사람들과

힘들어도 고생스러워도 꿈으로 가는 길을 가는 사람들의

만족도는 많이 다른 것을 많은 여행자들을 통해서

알게되었고, 느끼게 되었다.





누군가는 물어본다.

모든 것을 다 버렸지만,

어차피 다시 돌아가야 하는 곳은 동일한데

불안하지 않느냐고,

후회하지 않느냐고 물어온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이렇게 하고 있는 이순간에도 고뇌의 시간은

언제나 있는 것이 맞다.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이야기와 삶도 생각해야 하니까.


하지만 후회는 없거나 작을 것 같다.

하고 싶었던 것을,

내가 꿈꾸고 있는 것을 실현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생각 저생각하며 페달을 밟다가

인사를 건냈는데, 잠깐 멈추라고 하는 할아버지.


자기 이름을 말하는 것 같았고,

나도 내 이름을 말하고 한국에서 왔다고 인사를 다시한번 건냈다.

그랬더니 잠깐 기다리라는 재스쳐와 함께

감자와 오이를 가저가라고 주셨다.


친절한 미소와 함께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느낌으로는 안전한 여행을 하라는

마지막 인사도 빠뜨리지 않으셨던 것 같다.


언덕 위에서 기다리던 짝꿍님은

내가 오지 않자 걱정했었나보다.


이렇게 따뜻함은 내 오래전 기억속 말고는 없었는데,

세르비아에서 온전하게 느끼고 있다.


정말 자전거 여행자에게 친절한 사람들이다.

(배낭매고는 여행을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무게는 약간 증가했지만, 그 따뜻함으로

아무것도 느껴지지않고, 열심히 오르막을 올랐다.


작은 마을도 지나고,

이제는 다시 시작되는 오르막과 옛날도로와

만나는 시간이다.





오르막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짝꿍님과의 거리는 멀어진다.


무언의 약속으로 위험해보이지 않은 구간에서는

항상 언덕 꼭대기에서 만나기 때문에 나도

나의 속도로 달려 올라가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차 한대가 내앞에 선다.

그리고 내려서 영어로 말을 건낸다.


아마도 자전거 여행자를 몇번 만나본 커플이였나보다.

저쪽에가면 뱀은 조심해야 하지만,

시원한 물이 있는 곳이라고도 알려주고,

앞의 도로사정과 마을의 정보도 주었다.


별일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외국을 여행하는 입장에서보면

정말 친절함이 느껴진다.





차와 함께 멈춰있는 나를 발견한 짝꿍님은

최대의 속도로 다가왔다.

사고 났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들과 이야기를 잠시 더 이어간 다음

우리는 이제 내리막길을 만났다.





길의 상태는 그렇게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따뜻한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친절을 받은 곳이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라이딩을 이어갈 수 있었다.





푸르른 하늘만큼이나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따뜻한 곳이라고 느껴지는 세르비아다.





길이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도시 근처에 다다르고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가끔 멈춰서 이렇게 뒤를 바라보면

또다른 세상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살면서 나는 얼마나 내가 걸었던 길을

지금처럼 되돌아 봤었을까.



.

.

.



오늘이 주말이라는 것을 잠시 있었다.

장기 여행자인 우리는 언제나 홀리데이이다보니..;;

그래서 부랴부랴 마트에 갔어도 문을 닫았고,

작은 슈퍼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고기집에서도 구운고기는 구입하지 못하고,

대신 튀김가루 같은 것 하나샀다.





국경가기전에 가장 큰 도시였는데,

이곳도 조용한 도시인 것 같다.


그래도 콜라도 샀고,

숙소도 예약했고,

감자도 있고, 오이도 있으니까.





숙소에 도착했더니, 어떻게 보면 완벽한 bnb형태였다.

주인은 1층에 살고, 우리는 2층을 내어줬다.

5개국어를 한다는 아저씨의 5개국어는 5개국어가 아니였지만.

그리고 사진빨이 전부였던 곳이였지만.



<2018.08.06.>





지켜보고 있다냥~

이집 귀염둥이 인듯한 냥님의 지나친 관심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세르비아에서의 마지막 라이딩이다.


다음에 유럽을 다시 온다면,

다시한번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은 나라다.


인프라는 살짝 열악하지만,

그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는 것이 사람들이였다라고 생각한다.





숙소 주인아저씨의 배웅을 받으며,

불가리아로 가는 길도 안내도 받았고,

이제는 잘 달려가기만 하면 되니까.

역시나 국경은 이른아침에 넘어가줘야 제맛이지.





이곳부터는 하이웨이를 타도 되는데..

짝꿍님은 하이웨이를 무서워한다.

그렇다면 작은 옛날길을 따라서 달려야지.





중간중간 잠시 쉬었다 가고 싶었지만,

오늘은 조금은 달려야 하는 상황이니까.

그래도

차가 없어서 한가해서 다행이다 싶었다.





마차는 통행할 수 없다는 표지판이 아직 남아있는 곳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자전거가 못간다는 표지판은 없으니까.





세르비아의 마지막 도시에 도착했다.

국경바로 직전의 도시였는데,

지금까지 지나왔던 도시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도시였다.


이곳에서 남은 세르비아돈을 불가리아돈으로 환전을 하고,

환전이 안된돈은 최대한 먹을 것을 구입했다.





그리고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약간의 오르막과 국경이 가까워서인지

차량들이 늘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큰 어려움없이 라이딩을 이어갔다.





처음에는 저 키릴문자 자채를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조금은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불가리아도 같은 키릴문자 쓰니까 불가리아를 떠날 때쯤이면

조금더 잘 읽을 수 있겠지?





갑자기 도로의 컨디션이 확~ 올라갔고,

수많은 차량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기 저곳이 국경인가.





뙤약볕아래에서 많은 차들이 국경을 넘기위해

길고긴 줄을 만들고 있었고,

우리도 이 줄에 맞춰섰다.


그런데 차량 드라이버들이 그냥 앞으로 가라고한다.

더워죽겠는데, 자전거니까 먼저가라고..

흐흐흐흐





처음에는 뻘쭘하게 쭈뼛거리며 앞으로 갔는데,

눈을 마주치는 드라이버들은

하나같이 먼저가라는 손짓을 해주며 웃어주었다.

마지막까지 친절한 나라다.





국경직원이 자전거 여행자라고 하니까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도 물어보고,


우리가 즐겁게 잘 여행하고 간다고 하니까

고맙다고, 앞으로도 안전한 여행을 하길 바란다며

웃으면서 출국도장을 찍어줬다.


다시 올때까지도 지금처럼 변하지 말고

있어주었으면 좋겠다.


비를 맞으며 달리다가 주유소에 들렀을 때 주었던 커피한잔과

따뜻한 말한마디부터 마지막 출국도장까지 너무나도 즐거웠던 곳이였다.


자전거 여행자에게


'세르비아는 사랑이다.'

'Goodbye Serbia.'

자....

불가리아는 나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