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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불가리아

#370. 자전거 세계여행 - 플로브디프까지의 라이딩 (Feat. 소통의 중요함을 느꼈다.)

by 상실이남집사 2018. 12. 24.




<2018.08.12.>





산속에서 오랜만에 조용하게 잘 잤다.

해가지고 나서는 

오히려 선선해지기까지 했으니까.


짐을 내리고, 자전거를 꺼내고,

짐을 붙였고, 다시 길로 나섰다.





어제는 지루하게 이어지는

업힐과의 싸움이였으니까

오늘의 시작은 어제의 끝과 이어져

다운힐로 시작한다.





대신에 거리를 조금 길게 잡았다.

오늘 플로브디프까지 들어가기로 했다.

구글맵의 정보에 의하면

다운힐도 긴 구간이였고,





그렇게 가파른 언덕도 없는 지형이였다고

판단이 되었기도 하고,

그곳에서 조금은 길게 쉬며,

사람도 만나기로 했으니까.





한참을 달려온 것 같은데,

73km 남았다고 이정표가 보인다.

소피아로부터 80km밖에 안왔군.





아침을 먹을 시간즈음에

조금은 규모가 있어보이는 마을에 도착했다.

어차피 가진 정보도 거의 없었고,

이곳을 넘어가면 또 어떤 마을이 기다릴지 모르니까

평소에 잘 먹지않는 아침을 해결하고 가기로 했다.





길 건너에 짝꿍님이 슈퍼마켓에서

구입해온 빵과 고기와 다이어트 콜라.

탄수화물, 단백질, 설탕까지

자전거 여행자에게 필요한 완벽한

영양비율이다.


맛있게 먹고,

마을사람들의 눈인사를 받으며,

(그게 인사인지 구경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는 길바닦에서 밥 먹는거 어렵지 않다.





밥 잘 먹고, 날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열심히 달렸다.

그런데 더 큰 마을을 만났다.

아파트도 있는 도시였지만,

인프라가 없는 건가..

아니면 우리가 못찾는 건가..

숙소만 있었다면,

하루쯤 머물러도 괜찮을 법한 곳이였는데,





뭐.. 어쩔 수 있나..

한여름이라 텐트를 펴는건 힘들고,

예약해 놓은 숙소도 있으니까

열심히 페달질을 해야지.





강이 나온다는 안내판이 보이길래

어마어마하게 큰 강인 줄 알았는데,

도랑수준이였다.


그냥 차선이 좁아지니까

신경쓰라고 표기해 놓은 안내판이였을까나..





이제 목표한 플로브디프가 

얼마남지 않았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바람의 방향이 참 도와주질 않는다.

그래도 열심히 페달링을 하다보면

도시가 가까워지고 있겠지.





오랜만에 만난 주유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기로 한다.

세르비아는 작건 크건 불가리아보다 많았었는데,

그래도 밖에 테이블도 있고,

음료를 사서 마시지 않고,

쉬고있어도 별말 없어서 고마웠다.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할 것 같아서

숙소에 도착시간을 변경하였다.





특별하게 특별한 풍경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자전거를 타는 이 시기에는

딱히 그렇게 눈에 띄는 풍경은 없었다.





다만 가끔 나오는 국기들과

끝없이 펼쳐져있는 많은 들판들.





그리고 큰 마을에 들어가기 전에

나타나는 조형물들이 전부이긴한데..





그래도 뭔가 모르게 다른 느낌을 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도로의 상태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큰 도시에 다다랐다는 소식은

도로의 상태로 미리 알 수 있었다.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했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도시여서일까.

아니면 투자가 되어있는 도시여서 일까

자전거 도로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인도를 타고 타는 건

꿀렁꿀렁보다는 속도를 낼 수 없기에





나중에는 한적한 찾길을 따라서

열심히 달렸다.

크크크


그리고 북킹닷컴으로 예약한 숙소앞에서의 해프닝.

예약한 아파트의 주인은 갑자기 핸드폰을 잃어버렸고,

청소를 마치고 키를 건내줄 주인의 아버지와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서 2시간정도 대치를(?) 하였다.


그 도중에 서로 짜증도 나고,

지나가던 여행객이 전화도 한번 걸어주고,


나중에 그 빌라의 주민분이 통역도 도와주시고

뭐 웃으면서 서로 즐겁게 마무리 되었고,

생각보다 좋은 컨디션의 숙소라서 마음이 더 놓었다.


일단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에어컨 아래에서 쉬였다가 나가려다가

그냥 짐만 내려놓고 플로브디프 중심가로

자전거를 타고 이동했다.





플로브디프 중심지에 갔더니,

지하에 있던 

로마의 원형경기장의 일부도 보고





이슬람의 사원으로 쓰였다가

용도변경이 몇번된 건물도 보고

광장에서 자전거 슬슬 타고 다녔다가

경찰이 끌고가라고 알려줘서

이후부터는 끌고 다녔다.


안내판 있었으면 그냥 끌었을텐데..

그런데 현지인들은 타고 다니던데...

이곳은 눈치껏 타면 되는 것 같긴한데..

몰랐으면 모를까,

알았으니까 끄는게 속편하지.





환전을 마치고,

짝꿍님은 마트에서 저녁에 먹을 양식과

이것 저것 군것질꺼리를 구입하러 가셨고,

나는 밖에서 자전거를 지키며

플로브디프의 광장에서 사람들을 구경했다.

여행온 관광객, 홈리스, 홈리스와 이야기하는 현지인.





장보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목이 말라서 자전거를 끌고 다니다가

사람들이 물을 마시는 것을 목격하고

우리도 한모금씩 마셨다.


그랬더니 우리를 본 관광객들도

너도나도 물을 따라 마시고

빈병에 물을 떠서 이동을 한다.


당신들도 물을 돈내고 사마시는 건

조금은 아까운 것이겠지?


이제 숙소로 돌아가서 푹~ 쉽시다.





딱히 다를 것 없는 고기반찬과

오이무침에 흰쌀밥, 콜라한잔이지만

우리는 이런 저녁상이 너무나도 반갑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자전거도 안전하게 보관이 되어 있고,

편안하게 밥을 먹고 쉰다.


긴 거리 달리느라 수고가 많으셨어요~

내일은 프리 워킹 투어를 나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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