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전거 여행/불가리아

#374. 자전거 세계여행 - 낯선듯 따뜻한 곳 불가리아 (Feat. 이렇게 오래머물 줄은 몰랐지?)

by 상실이남집사 2019. 1. 2.



<2018.08.22.>





마을은 마음에 들어서

조금 더 머물고 싶었는데,

방이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지.

아마도 불가리아에서 머무는

마지막 도시쪽으로 

이른 아침 이동을 시작했다.





터키와 가까워질면 가까워 질수록

뭐가 좀 더 좋아져야 하는거 아닌가...

점점 더 벌판만 나오고, 도로상태도 점점 이상해지네..

그래도 마을은 잘 빠져나왔다.





역시나 뙤약볕이 반겨주고,

건조한 바람이 슬렁슬렁 불어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달릴 수 있는 도로가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더위에 지쳐갈 때 쯤, 쉴만한 곳도 없고,

그늘이 나오면 목도 축이고,

잠시라도 발을 땅에 올려놓았다.


이럴때는 짧게 쉬고 무작정 밟아서

빨리 마을로 들어가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

정말.. 주유소 하나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열심히 페달링한 보상의 끝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다.

짝꿍님하고는 어느정도 거리가 나있는 업힐 라이딩.

이제 이곳 그늘에서 조금 쉬고 가야겠다.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오는 짝꿍님과 잠깐의 휴식을

언덕 꼭대기라고 생각되는 곳에서 보내고 난 다음,

다시 라이딩을 이거 간다.

뉴질랜드는 달리면서 바뀌는 환경에 재미가 있었는데,

불가리아는 우리가 피해가는 것인지..

특별할 것 없는 자연환경에 때로는 지루하긴 하지만

그래도 자전거를 무난하게 탈 수 있는 환경은 부럽다.





우리가 많이 올라오긴 올라왔나보다.

저 멀리 마을이 보인다.

옛날 국도를 타게되면 거쳐가는 마을이 거의 없다.

그냥 마을 언저리로 난 도로가 더 많기때문에.

그래서 저정도 규모의 도시급 마을도 우리는 멀리서

구경만 하고 조용한 구도로를 달리는 것이겠지?





오르막도 내리막도 이제는 태양때문에 즐거움이 사라지는 시간이다.

그래도 방법이 있나....

꾸준히 페달링으로 앞으로 나가야지.

하늘에 그 흔한 구름한점 보이지 않는 정말..

짝꿍님이 말하는 날씨요정이 열일하는 그런 날이다.





어느정도 규모의 마을을 스쳐지나간다.

저 유로 표시는 여기에 왜 있는 걸까?

불가리아도 유로존에 들어가고 싶은거겠지?


조금은 쉬어가야 할 것 같다.

달리느라 빠지는 수분도 보충해야하고..

이 마을에서 마트의 위치를 찾았더니

마트 앞쪽에 공원이 있었다.


공원에서 이것저것 준비해 놓은

점심을 먹고 잠시 쉬었다.


이곳에서 머물수도 있었는데..

왜 우리는 그저 앞으로만 가려고 했던 것일까..

아마도 확실한 정보가 없어서 그런 것이겠지.

시간이 너무 이르다고 판단된 것도 없지 않았을 것 같고.





한참을 달려서 목표로 삼은 마을로 들어가기 전..

평소에는 잘 멈추지 않은 레스토랑에 멈추는 짝꿍님.

그만큼 힘들었을테니...

그래도 콜라 가격을 물어보고는 구입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안쓰러워보였는지 

주인아주머니가 자꾸 의자에 앉으라고한다.





그리고 건내주신 시원한 물 한잔과

터키 간식이라고 소개해준 디저트를 마음으로 배풀어 주셨다.

처음에는 겨우 3조각이네?라고 했지만..

나에게는 한조각이면 충분했다.

아.......머리가 울릴정도로 달콤하다 못해 쓰기까지한;;;


덕분에 물을 두세컵 더 얻어마시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다시 힘을 얻어서 달려나갔다.


이쯤에 도착하니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터키말을 하는 것 같았고,

터키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있다.





그 레스토랑에서 조금 달렸더니 작은 마을이 나왔다.

도로도 잘 정비되어 있고,

이제는 국경이 가까워져서 그런가..

작은 마을의 도로의 상태도 좋았다.





사람이 살기는 하는 거겠지?

사람들 그림자를 보는 것이 참 힘들다.


그래도 간간히 다니는 자동차를 보면

사람이 사는 곳인 건 맞는 거 같은데..

이렇게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지내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하긴 하다.





삐쩍골아있긴한데...

그래도 동물이라도 이렇게 있는거 보면

사람사는 곳은 맞나보다.





이제 우리가 머물기로한 도시쪽으로 진입이 시작되었다.

그 전에 있는 마을은 이렇게 통과를 했으니까.





가끔 알 수 없는 곳에 있는 조형물.

저건 도대체 왜 황량한 이곳에 이렇게 있는 것일까나?





그늘 한뼘없는 도로의 라이딩이 계속되었다.

소피아로부터 253km떨어졌나보다.

그리스의 체크 포인트는 3km.

저쪽으로 꺾으면 그리스로 가는 거겠지?





그리스는 무슨~ 후다닥 짐풀고 쉬고 싶다.

너무 많은 시간을 뙤약볕에서 달렸나보다.

시원한 에어컨의 바람이 절실하다.


구글과 맵스미는 왼쪽으로 가라고 했는데..

우리는 오른쪽 길을 택했다.

덕분에 돌아가지 않고 마을로 진입할 수 있었다.





조금 긴 다리를 건너는데 현지인이 어느나라 사람이냐고 물었고,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을 했다.

돌아오는 건 환한 미소와 환영한다는 말.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도서관 앞을 지나서

점찍어 놓았던 숙소로 향했는데,

아저씨가 너무 호의적이시네 크크크

문도 열어주고 주차는 여기에 하면 된다며 알려주고..


부킹닷컴으로 예약을 완료했는데,

아직 내용이 전달이 안되어서,

망설임없이 부킹닷컴에 전화해서 해결했다.

여행하면서 조금 늘어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은 늘었거나,

더이상은 귀찮아서 움직이기 싫었거나.





숙소 주인 아주머니는 약간의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셨고,

다행히 주변 피자맛집을 알려주시고, 마트의 위치도 알려주셨다.

길 걸어가다가 불가리아 청년에게 도움을 한번 더 받긴했지만.


카지노가 많아서 조금은 경계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안전하고 조용한 도시인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게 마트를 들러서 숙소로 오고 있었는데,

주인 아저씨가 우리를 부른다.

그리고는 자신이 기른 수박이라며 수박을 잘라서 주시고,

자기 며느리는 영어를 한다며 머물다 가라고 하셨다.

(처음 자른 수박은 잘 읽지 않았다고 버리고,

두번째 수박을 잘라주셨고, 절반은 먹었고,

절반은 가져가서 먹으라고 주셨다.)


그렇게 잠깐의 자리에서 이것 저것 대화가 오갔고,

이것저것 불가리아 사람들이 사는 집도 구경하게 되었다.





수박 잘 얻어먹고 수박 잘 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은 이것저것 넣어서 만들어 먹는 자장밥.

그리고 빌라에서 구입해온 닭고기 구이.

이렇게 단백질량을 채워줘야한다.



<2018.08.23.>





룸 청소는 된거 같고,

청소중이신 주인 아주머니에게 샴푸만 달라고했더니

여러게 챙겨주셨다.


청소는? 이라고 물어보셨는데,

괜찮다고 대답했고, 마무리는 짧은 의사소통뒤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미소로.





아침은 빵먹었고, 점심은 카레만들었다.

계란도 스크램블로 만들어서 냠냠.


국경정보를 찾아보던 중 짝꿍님이 내일은

터키의 휴일이라고 했다.

국경이야 열려있겠지만,

휴일이면 여러모로 복잡해지니까..

차라리 평화로운 이곳에서 하루 더 머물다 가기로 결정.



<2018.08.24.>





냉장고에 넣었던 것을 모두 꺼내먹어서 먹을 것이 없다.

마트가서 감자몇알 구입하고 다시 돌아왔다.

(환전을 하자니... 내일이면 다시 떠나서..)

점심은 자장밥을 먹고,

저녁은 오랜만에 스파게티면에 라면스프넣어서 라면 끓여먹었다.

짐도 모두 싸 놓았고...

이제 불가리아는 이것으로 끝인가..싶었는데..크크크





다행히 오래된 LCDTV이긴하지만 USB로 연결이 되어서

(이럴때는 왜 hdmi 케이블하나 안챙겨왔는지...)

TV를 보면서 쉬어가는 하루였다.


그런데 숙소를 더 연장해야 할 것 같은데..?



댓글